지난 겨울 한탄강 물윗길 얼음트레킹을 춥지만 재밌게 마쳤는데요.
오늘은 꽃 피고 새 우는 따뜻한 봄맞이로 얼음트레킹 코스에서 이어지는 주상절리길을 걸어보기로 합니다.
걷기에 앞서 각오를 다지기 위해 노래 한 곡 들어보고 시작합니다.
철원 지역은 자잘한 관광지 보다는 한탄강을 중심으로 한 지역전체가 태고의 자연을 겪어보고 감상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 트레킹에 매우 어울립니다.
자동차로 여기저기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2시간 이내 짧은 트레킹 코스도 있으니 관광지와 트레킹 하나 엮어서 여행하시면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을겁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자연은 역시 문명의 이기와 멀어 구석구석 펼쳐진 트레킹 코스에 접근하기엔 대중교통으로 접근성이 떨어지기는 합니다.
철원 대중교통 이용
1. 버스로 가는 철원 대표터미널
동송 버스터미널
신철원 버스터미널
와수리 버스터미널
2. 열차로 가는 대표역
경원선 신탄리역 또는 백마고지역
* 철원 지역 내에서는 농촌버스(제일여객) 또는 택시를 이용하게 됩니다.
숲과 한탄강의 비경을 보며 절벽에 엮어놓은 잔도를 따라 걸을 수 있는 주상절리길은 순담계곡 또는 드르니계곡 쪽에 있는 매표소에서 입장료 만원을 내고 표를 사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주상절리길 입장권을 만원에 사시면 5천원은 철원지역 상품권을 줍니다.
순담, 드르니 양쪽 어느 지점에서든 출발하여 왕복할 수도 있고,
택시나 셔틀버스를 이용해 양쪽 끝 지점에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셔틀버스는 주말에만 운영하니 평일에 가시면 택시를 이용해야 합니다.
철원 지역을 샅샅이 훓어보고 가족간의 유대를 쌓으시려면 스탬프투어를 하는 것도 좋을거 같네요.
하나하나 찍어가는 재미가 있으니까요.
주상절리길은 대체로 숲길같은 느낌이지만 절벽에 잔도를 설치해 한탄강 절벽을 정면에서 마주하고 한탄강 계곡을 실감나게 바라보며 걸을 수 있습니다.
주상절리길은 잔교, 다리, 스카이전망대가 적당한 간격으로 구성되어 있고 주변을 이루는 경치도 다채로와 지루할 틈이 없답니다.
전체 거리는 4km가 좀 안되니까 걸음이 빠른 사람들은 1시간도 걸리지 않습니다.
스카이전망대는 잔교를 이어 공중다리 형태로 만들어 스릴과 박진감도 주고 경관을 감상하기 좋은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무서워 보이지만 발아래를 내려다보지 않고 멀리 펼쳐진 경치를 감상한다면 별로 무섭지는 않을겁니다.
주상절리는 보통 수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횡으로 이루어진것 같은 기이한 모습의 절벽이 눈에 띄었습니다.
주상절리길 중간에는 적당한 간격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고 화장실도 중간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장소가 대체로 주상절리길에서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니 여유있게 걷고 쉬엄쉬엄 사진도 찍으시면 인생사진을 건질 수도 있을겁니다.
여유있게 걸어도 1시간30분이면 충분하고 전체 계단의 수가 1,200개 정도 된다고 하지만 힘든 구간은 거의 없고 양쪽 구간의 끄트머리에 200여개의 계단이 좀 힘듭니다.
평소 운동을 안하셨다면 잠시 쉬어가시면 될겁니다.
전국의 어느동네를 가도 8경이니 9경이니 하는 곳들을 다 알려줍니다.
철원군도 예외는 아니어서 쉼터에 철원의 9경을 소개하는 걸 걸어놓았더군요.
생각있으시면 같이 가보셔도 크게 후회는 안하실 듯 합니다.
마지막 계단을 허걱대며 올라오면 오늘의 트레킹은 끝이 납니다.
드르니 전망쉼터는 전망대를 겸하고 있어 주상절리길 전체를 바라보며 오늘의 트레킹을 끝내봅니다.
순담쪽에서 출발하여 드르니에 당도하면 새로 지은 듯한 건물의 카페와 국수집이 나란히 붙어있습니다.
남들보다 빠르게, 코스 전체를 왕복으로 걸었더니 허기가 집니다.
커피와 빵을 먹을지, 매콤하고 시원한 비빔국수를 먹을지 고민을 했지만 오늘의 선택은 매콤달콤한 비빔국수로 정했습니다.
국수집의 시그니쳐 메뉴는 '고추냉이비빔국수' 입니다.
우리가 흔히 와사비라 부르는 그 고추냉이의 잎을 소복하게 올려줍니다.
한입 가득 넣었더니 고추냉이의 산뜻쌉쌀한 향이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국수한그릇에 만원이라 잔뜩 오른 물가를 실감하지만 맛은 좋습니다.
대략 세시간 정도 걸은 뒤 입장권 구매할 때 받았던 지역상품권의 힘을 믿고 국수 한그릇 만원, 커피 한잔 삼천원을 지불했더군요.
지역상품권은 이래저래 후킹의 요소가 있습니다.
꼭 써야 안 아까우니까 상품권을 쓰긴하는데 뭔가 내가 진짜로 원하는걸 사려면 20% 부족한 느낌적 느낌....
봄날의 하이킹에 원하는 걸 먹고 마시느라 결국 과소비를 했네요.
햇살을 받으며 집으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