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뿌려진 재미를 찾아

새 길을 닦으려면 새 계획을 세워야지요. 나는 어제 일어난 일은 생각 안합니다. 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도 않아요.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On the island/강화도

고려산 진달래 구경 후 들러보는 강화 고인돌 공원

walkaholic now 2024. 4. 1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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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 되는건 흔한 일이 아닙니다.

 

 

분홍빛 꽃길만 걷자 : 강화도 고려산 진달래 꽃구경

4월은 전국이 완연한 봄기운과 더불어 꽃구경으로 들썩입니다. 하얀 벚꽃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갈 무렵 벚꽃보다 흔하지 않고 산에 오르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진달래가 진분홍 빛으로 융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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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산 정상까지 한걸음 걸어 흐드러진 진달래를 원없이 구경하고 내려와 강화역사박물관과 자연사박물관을 둘러 볼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 날벼락. 가는날은 장날, 오는날이 휴무네요..

 

그냥 돌아가긴 아쉬움이 남아 주변을 돌아보니 올라갈 때 관심없었던 넓은 공원과 공원 한가운데 우뚝 솟은 탁자식 고인돌이 보입니다. 

강화역사박물관 바로 옆에 있더군요.

강화 부근리 지석묘는 청동기 시대의 고인돌 유적이다. 고인돌은 청동기 시대 사람들이 만든 무덤으로 제사를 지내는 제단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고인돌은 생김새에 따라 땅 위에 책상처럼 세우는 탁자식과 큰 돌은 조그만 받침돌로 고이거나 받침돌 없이 평평한 돌을 얹는 바둑판식으로 나뉜다. 이 유적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탁자식 고인돌로, 덮게돌의 무게가 약 53톤이다. 
우리나라는 고인돌 왕국이라고 할 만큼 세계에서 고인돌이 가장 많이 남아있다. 그중에서도 강화도 고인돌은 동북아시아 고인돌의 흐름과 변화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유적이다. 강화 부근리 지석묘는 2000년에 고창, 화순 고인돌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완성형 탁자의 형태를 자랑하는 고인돌 옆에 조금 작고 굄돌이 사라진 판석의 뚜껑만 수직으로 남아있는 고인돌도 보입니다. 

공원의 중심과 옆에 거대한 고인돌 외에 부근리 지역에는 모두 10기가 발굴되어 그중 9기가 세계유산에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 지역 주변에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이 산재해 있다고 하여 오는날이 휴일이니까 주변에 있는 모든 고인돌을 돌아보기로 합니다. 

거대한 탁자식 고인돌을 뒤로 하고 공원을 가로질러 내려오면 고인돌 탐방을 위한 길과 표지판이 있습니다. 

대략 2km 이내에 10여기의 고인돌이 있고 산책로도 잘 정비되어 있어 걷기에 부담은 없습니다. 

 

강화도 지역에 분포한 고인돌에는 5가지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1. 오늘 진달래 꽃구경 트레킹으로 다녀온 고려산 등의 산지 주변에 집중 분포되어 있답니다.  고려산에만 90기의 고인돌이 있다고 합니다. 

2. 여러기의 고인돌이 한곳에 모여있고 각 고인돌 유적에 평균 14기 정도가 군집을 이루어 분포합니다. 

3. 산의 경사면에 주로 분포하고 있는데 지금은 평지인 곳이 과거 청동기시대에는 바닷가나 갯벌 지역이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입니다. 

4. 북방식 고인돌 양식인 탁자식 고인돌 비중이 높다는 것입니다. 

5. 굼(성혈)이 만들어진 고인돌이 적다. 총150여기의 고인돌 중 3기에서만 굼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굼이 뚜껑식 고인돌의 특징이기 때문에 대부분인 탁자식 고인돌로 이루어져 이 지역 고인돌은 굼이 없다고 추정된다. 

고인돌을 많이 볼 예정이라 고인돌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해 봤습니다. 

 

그럼 이제 본격 고인돌 몰아보기 시작합니다. 

공원 옆 산책로 계단을 내려오면 무지개 동산? 이런 이름으로 조경을 해 놓은 소공원이 있습니다.

고인돌 탐방은 여기서 부터 입니다. 

 

표지판으로 가는 방향과 거리를 알려줍니다. 

 

화살표를 따라 이동하면 만나는 첫번째 고인돌은 19번 입니다. 

19번 고인돌 뒤 20번 고인돌이 함께 있습니다. 

펜스 없고 표지석이 없다면 그냥 돌덩이 불과한것 같지만 약간 인공적인 느낌이 들긴 합니다. 

사람들이 못알아 볼까봐 펜스와 표지석을 설치한 것은 잘한 일 같습니다. 

 

난데없이 번호가 튑니다. 116호 고인돌 한 지역에 있다고 해서 동시에 발견이 되거나 연구가 진행된 것이 아니라 강화 지역 전체에 걸쳐 발견된 순서대로 번호를 매긴 듯 하네요.

3기의 고인돌이 모여있었고 조금 길을 걸어 오다보면 꽤나 큰 넓적한 바위를 만납니다. 

비스듬한 경사면에 놓여 있어 크기를 한번에 짐작할 수 없을 만큼 꽤나 거대한 녀석입니다. 

 

고인돌을 지나 갈대숲이 있는 오솔길을 따라가면 어김없이 표지판이 등장합니다. 

길을 잃을 염려는 없을 듯 합니다. 

숲이 우거진 여름에는 너무 한적하여 으슥할 듯 합니다만 오늘은 햇살도 좋고 봄기운이 완연하여 걷기에 부담이 없었네요.

 

오솔길을 약간 벗어나 119호, 120호 고인돌이 나란히 있더군요. 

어째 점점 규모는 작아지고 모양은 그냥 돌에 가까워 지고 있습니다. 

다시 다음 고인돌을 향해 길을 따라 갑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118호 발견....

118호를 지나 이번엔 좀 긴 길을 따라 갑니다. 

 

 

순번을 건너뛰어 갑자기 128호 고인돌이 등장합니다. 

순서대로 있는 건 아니군요.

펜스도 없이 표지석만 두니 영락없는 동네 바위 입니다. 

동네바위 치고는 꽤 길이가 길고 거대하긴 합니다. 

 

 

 

 

 

10호 고인돌이 부근리 고인돌 군의 마지막 이네요.

고인돌들이 과거에 제대로 서 있었을 때 이런 모습으로 있지는 않았을거 같기는 합니다만 지금은 허물어지고 방치되 아무리 봐도 그냥 돌무더기에 지나지 않기는 합니다. 

역사적인 가치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제대로 정비하거나 웅장한 스토리를 구현하지 않는다면 고인돌 유적이 잊혀질거 같았습니다. 

 

계획에 없었지만 부근리 고인돌 모두를 돌아봤습니다. 

역사에도 우연이 있겠지만 나에게도 오늘 하루는 우연이 존재한 하루 였네요.

오늘 들렀던 부근리 고인돌 만을 보기위해 이곳에 다시 의도적으로 올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우연히 겪은 고인돌들은 선사시대까지 거스르는 우연한 만남이었고 꽤나 모험이 있었습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고인돌 광장에서 출발했으니 그곳으로 가라고 표지판이 역시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멀고 먼 선사시대 고인돌 탐험은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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