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연말정산이란 걸 하게 되었다.
작년 한해동안 돈을 벌었다는 걸 의미한다.
지난 2024년의 소득활동은 가까스로 재취업에 성공한 9월 이후 부터 가능했다.
9월 이전엔 그동안의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쪽으로 구직활동을 하면서 가사를 전담하고 아이들이 등교한 낮 동안에는 도서관을 다니며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그림도 그리고 그동안 하고 싶었던 공부도 하면서 조기은퇴자의 삶을 흉내내고 살았다.

새로운 일자리를 그간의 경험과 눈높이에 맞춰 구한다는 것이 중년의 아재에게 매우 힘든 일이라는 걸 깨닫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현실을 직시하고 객관적으로 나를 판단해야 했다.
생계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조여오는 현실에 대한 압박은 늘 부담이었고 최대한 즐겁게 최선을 다해 시간을 보내려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즐거운 척 하는 건 매우 힘들다.
사랑과 재채기는 숨길 수 없는 것이라 하였으나 생계에 대한 압박과 걱정도 노력으로 감출수 있는 건 아니다.

취업기간이 짧고 소득액이 많지 않으니 원천징수액도 적어 연말정산은 비교적 간단했다.
예전 직장에서는 해당 부서에 서류를 송부하는 것으로 정산이 끝났는데 이번 회사에서는 개인이 직접 전산에 등록하면 실제 연말정산이 이루어지는 것이 편리하면서도 수정내역이나 추가사항에 대한 개별 안내를 받을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직접 처리하고 알아서 끝내는 방식이라.. 좋으면서도 보호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있다.
잘못된 신고처리를 했을 때 구제받으려면 힘들겠구나.
그러나 원천징수액 자체가 많지 않으니 그냥 넘어갈 만도 하겠다.
많이 벌고 세금도 많이 내고 싶지만 이제 그럴 가능성은 점점 멀어져간다.
아이들 학원비나 제대로 보태면서 어렵게 연장된 취업인생을 성실하게 보내는 것이 2025년의 바램이다.
2025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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